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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사슬 파괴? 최상위 포식자 상어, 서로 잡아먹는다

최상위 포식자로 알려진 상어가 서로 사냥하고 잡아먹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의 브룩 N. 앤더슨 연구팀은 백상아리가 악상어를 잡아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을 국제학술지 ‘마린 사이언스 프론티어’에 발표했다. 이는 악상어가 포식자에게 잡아먹힌 세계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악상어는 최대 3.7m 길이와 230㎏의 몸무게를 가진 대형 상어로, 대서양과 남태평양, 지중해에 서식한다. 이들은 30~65년까지 살며, 번식 주기가 길어 남획이나 서식지 파괴로 인해 멸종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현재 북대서양 악상어는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연구팀은 2020~2022년 동안 악상어의 이동을 추적하기 위해 위성 장비를 부착했다. 이 장비는 악상어의 위치와 수심, 온도 정보를 수집하여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임신한 악상어의 주요 서식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수심과 온도 데이터가 전송되기 시작했다.

 

전송된 데이터에 따르면, 암컷 악상어는 5개월 동안 깊은 바다에서 순항하며 대부분 수중에 머물렀다. 연구팀은 이 기간에 악상어가 더 큰 포식자에게 사냥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백상아리가 악상어를 잡아먹은 유력한 후보로 지목됐다.

 

이번 연구는 대형 상어 간의 복잡한 먹이사슬을 밝혀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임신한 악상어가 피식자가 된 것은 예상치 못한 발견”이라며, 생태계에서 동물 간의 상호작용이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