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신이 바닥에 방치됐다"…무안공항 유족들, '절규'

2024-12-31 11:44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유족들이 정부의 늑장 대응에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다. 특히 희생자들의 존엄성 보장을 위한 기본적인 시설조차 제때 마련되지 않아 유족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30일 무안국제공항 2층 대합실에서 진행된 긴급 브리핑에서 "당국이 약속한 오후 2시는커녕, 하루가 지나도록 냉동고 설치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특히 "경제부총리가 동행한 직원들에게 '잘 되고 있느냐'고 물었을 때 '그렇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며 관료들의 안일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시신 보관 문제였다. 유족들은 "시신이 격납고 바닥에 방치되어 있어 부패와 훼손이 우려된다"며 "희생자들을 마지막까지 예우해야 하는데, 이는 인간적으로 너무한 처사"라며 울분을 토했다.

 

다행히 30일 밤 9시경에야 시신 안치용 냉동고 11개의 설치가 완료됐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각 냉동고당 18구의 시신이 안치될 예정이며, 현재 75구의 시신이 임시 안치소에서 냉동고로 이송된 상태다.

 

한편, 수습 당국은 31일까지 검시가 완료된 90명의 희생자 명단을 유가족 대표단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유족들은 개별 장례 또는 합동 장례 진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현재까지 전체 사망자 179명 중 165명의 신원이 확인됐으며, 나머지 14명은 DNA 대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경 발생한 이번 참사는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기가 착륙 과정에서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총 181명의 탑승객 중 2명의 승무원만이 생존했으며, 179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항공 참사로 기록됐다.

 

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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