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불러일으킨 단종 신드롬이 스크린을 넘어 실제 역사의 현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관객들은 영화 속 비극의 무대였던 영월을 기억하며, 그 충절의 뿌리가 닿아 있는 대구 달성군 하빈면의 묘골마을을 찾고 있다. 이곳은 사육신 중 한 명인 박팽년의 후손들이 570년째 터전을 지켜온 순천 박씨 집성촌이다. 세조의 가혹한 탄압 속에서도 여종과의 아이 바꾸기라는 극적인 희생을 통해 유일하게 대를 이은 박팽년 가문의 생존

전북 임실군 섬진강 상류의 옥정호 들판은 모내기를 마친 뒤 동요 속 한 장면 같은 평온함을 자아내고 있다. 이곳은 과거 섬진강댐 조성으로 인해 마을과 전답이 물 아래로 가라앉은 수몰의 역사를 간직한 땅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수몰 부지가 전봇대 하나 없는 너른 초원으로 돌아가면서, 인공의 흔적이 배제된 광활한 자연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제작진을 불러모으는 최적의 무대가 되었다. 장마철 수위가 높아지면 물에 잠기기도 하는 이 역동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