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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무대의 뿌리, 브라질에서 다시 울린다

케이팝으로 한국을 알게 된 브라질 관객들이 이번에는 그 음악과 무대 뒤에 흐르는 전통의 소리를 만난다. 국립국악원이 상파울루에서 여는 순회전은 한류의 현재를 출발점으로 삼아, 한국 전통음악과 공연예술이 오늘의 K-콘텐츠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다.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2026 투어링 케이-아츠’ 사업으로 순회전시 ‘K-POP, 한국전통음악을 만나다’를 브라질 상파울루 주브라질 한국문화원에서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전시는 이달 7일부터 11월 8일까지 진행된다. 남미에서는 아르헨티나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순회전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 대중문화에 익숙한 현지 관객에게 전통예술을 보다 쉽게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브라질은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영화 등 한류 콘텐츠의 소비가 활발한 지역이다. 국립국악원은 이런 관심이 단순한 대중문화 소비에 그치지 않고, 한국 음악과 춤, 복식, 의례의 바탕을 이해하는 계기로 이어지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전시의 핵심은 세 개의 한 글자 키워드다. ‘굿’, ‘갓’, ‘꾼’이다. 각각 한국 전통예술의 정신성, 풍류, 놀이성을 상징한다. 짧고 직관적인 단어를 통해 외국 관객도 한국 전통예술의 특징을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굿’은 사람들의 안녕과 평화를 비는 의례에서 출발한다. 이 공간에는 방울, 부채, 진쇠춤 복식 등이 소개된다. 무속적 요소가 단순한 신앙을 넘어 춤과 소리, 몸짓으로 확장되며 한국 공연예술의 중요한 기반이 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갓’은 조선시대 풍류 문화를 중심으로 꾸며졌다. 거문고와 가야금, 해금 같은 전통악기와 갓, 도포 등 복식이 함께 전시된다. 관람객은 선비들이 음악과 예술을 통해 멋을 즐기던 문화를 살펴보며, 한국 전통예술의 절제된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꾼’은 무대 위에서 놀 줄 아는 사람들의 세계를 담는다. 북, 장구, 꽹과리, 징 등 타악기와 탈춤 소품, 연희 복식이 전시돼 판소리와 연희가 지닌 생동감을 전한다. 이 공간은 전통예술이 엄숙하고 어려운 문화가 아니라, 함께 웃고 호흡하며 즐기는 공연문화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번 전시가 눈길을 끄는 지점은 전통예술을 과거의 유물로만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방탄소년단과 스트레이키즈 등 해외 관객에게 익숙한 K-콘텐츠 사례를 함께 제시해, 전통의 요소가 오늘날 대중음악과 무대미술 속에서 어떻게 새롭게 쓰이고 있는지 보여준다. 전통악기, 장단, 의상, 춤사위는 현대적인 감각과 만나 또 다른 창작의 재료가 된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됐다. 전시장 입구에는 소망을 적어 매다는 ‘당산나무’ 조형물이 설치된다. ‘내 안의 소리, 소망의 모양’을 주제로 한 비즈 키링 워크숍도 운영돼, 관객이 한국 전통문화의 의미를 손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전시를 통해 남미 지역 한류 팬들이 K-콘텐츠를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아르헨티나 전시에는 2000여 명이 다녀가며 한국 전통예술에 대한 현지 관심을 확인했다. 이번 상파울루 전시 역시 케이팝의 인기를 한국 전통음악과 공연예술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